박찬호 124승엔 러셀 감독 배려 있었다
박찬호 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서 구원승을 따내 아시안 빅리거 최다승 투수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임시 선발 대니얼 맥커천의 호투와 잔 러셀 감독(사진)의 배려가 있었다. 맥커천은 이날 4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이 3-1로 앞선 5회 박찬호에게 바통을 넘겼다. 맥커천으로선 1이닝만 더 던지면 그대로 승리를 따낼 수도 있었다. 더구나 맥커천은 이날 4회까지 53개 밖에 던지지 않았고 부상도 없었다. 물론 박찬호의 호투가 뒤를 받쳤지만 맥커천은 러셀 감독의 지시에 따라 흔쾌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러셀 감독은 박찬호가 피츠버그로 이적할 때부터 '경험 많은 베테랑'이라며 높게 평가했었다. 또 박찬호가 123승을 거둬 노모 히데오(일본)와 아시아 투수 다승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을 때부터 신기록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고 이날 확실히 밀어준 셈이었다. 피츠버그가 57승103패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승률이 좋지 않기에 개인 기록이라도 확실히 챙겨주자는 게 러셀 감독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승권 기자